우리 유연한 세상에서 삽시다 우리 유연한 세상에서 삽시다비 오면 비 온다고눈 오면 눈 온다고조금 늦게 오라고 조금 일찍 가라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말해줍시다 우리 유연한 세상에서 삽시다 많이 춥거나많이 더운 날조금 늦게 오라고조금 일찍 가라고너그러운 마음으로 말해줍시다 우리 유연한 세상에서 삽시다먼지가 심할땐 안으로날이 좋을땐 밖으로 모두가 창밖을 바라보며 갖고 있을 걱정과 염려기대와 설렘을한 번 쯤은 귀 기울여줍시다 우리 유연한 세상에서 삽시다인간의 건강과 감정은날씨에 약하니 우리 조금 더따뜻한 마음으로 서로 말해줍시다 우리 유연한 세상에서 삽시다경제성 합리성규칙과 제도 보다는며칠 쯤은날씨를 기준으로 서로 작은 행복을 말합시다 모두의 지게 사람들은 모두 지게를 지고 살아간다지게에는 오직 슬픔과 우울 같은 어두운 감정만 실을 수 있다 행복과 즐거움 같은 감정은 힘들 때마다 열어보기 위해 마음 속 깊이 보관해야 하고 슬픔과 우울은 언제라도 떨쳐버릴 수 있도록 지게에 싣게 했다고신은 말한다 나는 웃는다그리고 그는 덧붙인다 서로의 무게를 알아볼 수 있게오직 나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닌타인의 감정 또한 가늠해보고 그를 위로할 수 있게지게에 슬픔과 우울을 싣는다고 한다 나는 웃는다그는 멀어져 간다 나는 짐짓 고개를 돌려내 지게를 본다 좁은 시야이지만꽤 많은 것들이 쌓여있다 어떤 게 슬픔이고 어떤 게 우울인지분간이 안 될 정도로 엉망진창으로 쌓여있다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걷는다지게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른다 멀리 걸어오는 사람이 보인다그의 몸 때문에 지.. 상담 신청 꽤 오래 나를 괴롭혀왔던 것을 떼어내기 위해 상담을 신청했다.나를 망치고, 내가 사랑하는 이를 망치고, 나의 고양이들을 겁먹게하고, 나의 이웃들을 불안하게 하는이 병을 고쳐야만 한다. 별 기대가 되지도 않고 두려움도 크지만이대로 있으면 더 망가지고 피폐해질까 두려워 용기를 냈다. 너무나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고, 상처를 줬고, 해를 가했다.나는 무엇이 그리도 화가 나 참을 수 없었던 걸까무엇이 그토록 나를 화나게 했나 나는 사실 잘 알고 있다.그래서 더 두렵다. 내 행동의 근원을 알기에 그것을 고치려는 노력이 더 두렵게만 느껴진다.하지만 더이상 내 두려움을 이유로 다른 이들에게 고통을 주면 안된다. 나는 바뀌어야 한다.나를 위해 또 모두를 위해 나는 처절히 소리지르고 던지며 부수는 나의 괴물같은 모습을 .. 무엇을 위해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나.어제 오늘 내 머릿속에서 울려대는 질문. 나는 무엇을 위해 사나.경제적 안정성을 저버리기 어려워 계속 원치 않는 일을 하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하루는 이러한 삶 또한 감사한 것이므로 겸허히 받아들이고,일은 일대로 나의 활동은 활동대로 살리라 다짐하지만또 며칠 안 가 지루함과 공허함을 느끼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유복한 삶의 궤적에서 벗어나기 두려워 여기 저기 기웃 거리다 결국은 다시 돌아와 사무실에 앉아 있는 나는 누구인가 돈이 주는 만족감과 안정감에 도취되어오로지 소비할 때 행복감을 느끼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사나나에게 진짜 원하는 꿈이 있기는 한가여러 분야에 관심은 많지만 어느 하나 진득하게 한 적 있던가 나는 누구인가모두들 한 분야를 정하고 시간과 에너지를 쏟.. 릴케의 '예술 사물(Kunst-Dingen)' 나는 여지껏 내가 모아온 것들학창시절 친구들과 나눈 편지, 주고받은 사진, 처음 혼자서 지하철 표를 끊었을때의 기쁨이 담긴 지하철 티켓,수학여행에서 주워온 돌, 어느 가을 주워 말린 낙엽들.. 그런 것들이 내 집에는 한 가득 쌓여있다.나는 나만의 보물창고에 나름의 질서로 그들을 보관한다. 가끔 마음이 가난할 때는 그 벽장을 열어 그것들을 헤집으며 추억을 담보로 마음을 채운다.그러한 과정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테마로 해야하나 고민하던 중, 잡동사니라는 말에서 '잡'을 '집'으로 바꿔 집동사니라고 지어야 겠다 생각했다.다소 부정적인 어감이 있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타인이 보기에는 그보다 더 적합한 표현이 없을 것 같았고나 또한 딱히 다른 신묘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는 않아 그대.. 기자가 된 친구들 이따금씩 기자가 된 친구들의 이름을 검색해 그들이 쓴 기사를 읽는다.'이곳 저곳 고생 많았겠구나' 하는 안쓰러움이 들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다. 그렇게 보다 한 친구의 기사가 눈에 밟힌다. 재벌 3세의 폭행 사건을 옹호하는 기사, 노조의 집회를 비판적으로 비추는 기사. 스트레이트 기사가 아닌 어떤 시각이 느껴지는 기사이기에 더욱 마음이 불편하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함께 공부하며 그 친구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잘 알기에 더욱 의아했다.하지만 기사 말미 친구의 이름 바로 앞에 붙는 선배 기자의 이름을 보고 납득이 갔다. 참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지켜보는 것 보다는 안부라도 전할까 하여 전화를 걸었다. 나와 함께 소주파로 절대 취하지 않던 친구가 거의 취해있다.온전히 취기 때문이라고 할 수 .. 이전 1 ··· 7 8 9 10 다음